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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로 전이된 암의 통증

BrownBear78 2019. 1. 4. 18:46
이제는 너무나 오랫동안  함께했기에 약한 통증은 늘 함께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올 줄 모르는 강렬한 통증때문에 늘 긴장하고 지낸다.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그 순간의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운전도 포기했다.

나는 다른 환자들에 비하여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약한 마약성 진통제 하나, 신경 진통제 하나 그리고 타이레놀과 비슷한 진통제 하나를 하루 두 번 복용한다. 이 약들을 먹는다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가끔 졸다가 혹은 복용하는 약이 많다보니 진통제 먹는 걸 잊을 때가 있는데, 몇 시간 내에 지옥 입구에 도착했음을 몸으로 직접 느낀다. 지금 먹는 약들이 강력한 진통제들은 아니기에 먹고서 약효가 발휘되려면 삼십분에서 한 시간 정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잠들면 너무 다행이고 끝까지 깨어있는 경우에는 진통제에 너무 감사하고 그제서야 긴장을 푼다.

모든 사람들이 잠든 새벽에 통증으로 깰때면 놀라는 경우가 많다. 통증뿐만 아니라 입고있는 옷과 심지어는 침구까지 땀으로 젖어있다. 원래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지만 항상 나를 돌봐주고 나의 짜증까지 다 받아주는 가족들의 잠만은 방해하고 싶지않아 혼자 약을 찾아 먹는다. 그런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약 부작용들과 운동부족으로 온 몸의 근육이 없어져 일어나려는 나의 모습은 의미없는 발버둥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찌어찌하여 약을 먹고 그렇게 새벽을 오롯이 혼자 견뎌낸다. 소금꽃이 잔뜩 피어있는 옷을 가족의 도움으로 갈아입고 침구를 교체하면서 제발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한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존엄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난 살고싶다! 그래서 내가 살아야할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하며 통증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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