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방사선치료를 받았던 골반으로 전이된 암이 성장속도는 느려졌으나 여전히 자라면서 계속해서 뼈를 녹이고 있어서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수술하기로 결정할 때 스트레스가 꽤 컸다. 예전 전신마취 수술을 했을 때 너무 힘든 기억밖에 없어서 그 상황을 또 겪어야 된다는 생각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지난 금요일 오후 입원해서 밤늦게까지 온갖 검사를 진행하고서 주말에는 최대한 푹 쉬었다. 수술할 때 출혈을 적게하고 수술부위 근처의 암조직을 괴사시킬 목적으로 색전술을 받았다. 신장암의 특성상 혈관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수술 전 필요한 시술이었다. 오른쪽 골반에 가깝게 시술 위치를 잡으면 좋으나, 수술 위치와 가까우면 나중에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왼손목 동맥으로부터 오른쪽 골반까지 접근해서 암주변 모세혈관을..
몸상태가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 같다. 최악이다 싶다가 좀 나아지고, 이제 괜찮은가보다하면 또 어딘가 아파서 고통에 몸을 뒤튼다. 난 이제 겨우 삼년째인데 이렇게 힘든데, 오랫동안 누워 지내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는 걸까? 그냥 버텨지는 걸까? 나도 모르게 나오는 신음과 눈물을 가족들이 볼 때 마다 미안하다. 다들 자다 깨서 날 돌보고 아침이면 피곤한 몸으로 출근하는데 너무 미안하다. 오늘은 검진때문에 병원을 가야하는데, 이동과 검사 그리고 기다림 어느 하나 만만한게 없다. 제발 평온한 하루가 되기를 바래본다.
난 생의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평소 '가늘고 길게',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산다' 이런 말들을 자주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끔 오늘 밤 잠든채 내일은 일어나지 않았음 한다. 점점 의지가 약해지는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통증이다. 지난 11개월간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없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안그래도 치료 가능한 옵션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 통증은 더욱 빠른 속도로 내 정신을 갉아먹는다. 침대를 벗어나는 모든 행위는 나를 힘들게 한다. 가만히 있어도 아픈 곳들의 통증이 엄청나게 증폭되고 새로운 통증들도 추가된다. 그러면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이 지긋지긋한 통증 이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