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무나 오랫동안 함께했기에 약한 통증은 늘 함께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올 줄 모르는 강렬한 통증때문에 늘 긴장하고 지낸다.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그 순간의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운전도 포기했다. 나는 다른 환자들에 비하여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약한 마약성 진통제 하나, 신경 진통제 하나 그리고 타이레놀과 비슷한 진통제 하나를 하루 두 번 복용한다. 이 약들을 먹는다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가끔 졸다가 혹은 복용하는 약이 많다보니 진통제 먹는 걸 잊을 때가 있는데, 몇 시간 내에 지옥 입구에 도착했음을 몸으로 직접 느낀다. 지금 먹는 약들이 강력한 진통제들은 아니기에 먹고서 약효가 발휘되려면 삼십분에서 한 시간 정..
2018년 12월 31일, 가족들과 함께 2018년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몸이 바닥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에 모든 것을 멈추고 꼭 먹어야하는 중요한 약에 대해서 가족들에게 부탁한 후 침대로 뛰어들었다.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끼고는 바로 잠이 들었다. 극심한 통증에 잠에서 깨자마자 진통제를 찾아서 먹었다. 처음에는 마약성이라는 말에 꺼려졌지만 이제는 없이는 못산다. 진통제 하나로 안되어 신경진통제, 일반진통제까지 먹고서 시간을 봤더니 12시 3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내가 불쌍하다 느껴지지만 12시 3분의 나는 빨리 약이 퍼져서 통증이 줄기를 간절히 바랄뿐이었다. 통증때문에 한 해가 가는 것도 새로운 해가 오는 것도 몰랐던 나에게 힘내라고 올해는 잘 될거라 전하고 싶다.